올해 1월, 치약 기사 하나가 돌았습니다. 2080 치약에서 트리클로산이 나왔다.
그런데 이 이름을 찾아보면 헷갈리는 정보가 같이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화장품 보존제로 0.3%까지 쓸 수 있는 성분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한국 치약에는 못 쓰는 성분이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유럽은 치약에 0.3%까지 허용한다, 미국이 비누에서 뺀 성분이라고 해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그래서 허용이야, 금지야?
이 글은 그 질문을 이렇게 바꿔서 답해요. 어느 나라, 어느 제품의 규정이냐. 한국 화장품 고시와 의약외품 고시, EU 규정, 미국 연방관보는 원문으로, 2080 치약 사건은 식약처 발표를 전한 보도로 하나씩 대조한 기록입니다. 🔍
규정마다 다루는 제품이 다릅니다. 한국에서 0.3%는 화장품 보존제 한도이고, 허용 제품군이 고시에 정해져 있어요. 한국 치약은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외품이고, 현행 고시는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제·구중청량제·구강청결용 물휴지의 품목허가·신고를 제한합니다. EU는 치약도 화장품이라 0.3%까지 허용하지만, 2024년 개정으로 3세 미만용 치약은 금지하고 경고 표시를 의무로 했어요. 미국 FDA가 2016년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정한 건 물과 함께 쓰는 소비자용 항균 세정제(OTC 의약품)예요.
그러니 “트리클로산은 허용이다/금지다”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 어느 쪽이든 틀립니다. 나라와 제품 칸을 먼저 정해야 답이 나와요.
☐ 한국 화장품 → 보존제 0.3%, 씻어내는 인체세정용·데오도런트(스프레이 제외)·페이스파우더·국소 파운데이션 정해진 제품만. 그 외 사용금지(고시 별표 2 보존제 기준. 기능성화장품 유효성분 경로는 따로 있음)
☐ 한국 치약 → 의약외품.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은 품목허가·신고 제한 대상(현행 의약외품 고시 제51조 제9호)
☐ EU → 치약도 화장품. 0.3% 허용, 3세 미만용 치약 금지 + 경고 표시 의무, 구강청결제는 제외(Regulation (EU) 2024/996)
☐ 미국 FDA 2016 → 물로 씻는 소비자용 항균 세정제(OTC 의약품) 규칙. 치약·화장품 규칙이 아님
☐ 2080 치약 → 식약처 발표(2026. 1. 20. 보도) 수입분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 검출, 최대 0.16%. 원인은 제조 장비 소독 사용으로 분석(보도). 행정처분 결과는 아직 못 찾음
☐ 0.16%의 의미 → 한국 고시상 허가·신고가 제한되는 성분이 검출된 것. 건강 영향의 크기는 이 숫자로 판단할 수 없음
바쁘면 여기까지만 봐도 충분해요. 아래는 규정 원문과, 2080 사건은 보도로 확인한 내용이에요. 👇
1. 먼저 칸부터 — 화장품, 의약외품, 그리고 다른 나라의 칸
이 성분이 헷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정들이 같은 이름을 다루지만 다루는 제품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 한국 화장품 — 씻어내는 세정제품, 데오도런트, 페이스파우더 같은 제품
- 한국 의약외품 — 치약제, 구중청량제, 구강청결용 물휴지
- EU 화장품 — 치약까지 포함
- 미국 OTC 의약품 — 물과 함께 쓰는 소비자용 항균 비누·세정제
치약은 한국에서 화장품이 아니라 의약외품입니다. 아래 의약외품 고시가 치약제를 직접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화장품에 0.3%까지 되는데 치약에는 왜 안 돼?”라는 질문은 서로 다른 규정 두 개를 한 줄에 놓은 것이에요. 반대로 EU에서는 치약이 화장품 규정 안에 들어가서, 같은 0.3%라는 숫자가 치약에도 붙습니다.
2. 한국 화장품 — 0.3%, 그런데 제품군이 정해져 있다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식약처 고시 제2026-19호, 2026. 3. 18. 시행)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보존제 성분 표의 트리클로산(CAS 3380-34-5)
사용 한도: “사용 후 씻어내는 인체세정용 제품류, 데오도런트(스프레이 제품 제외), 페이스파우더, 피부결점을 감추기 위해 국소적으로 사용하는 파운데이션(예 : 블레미쉬컨실러)에 0.3%”
비고: “기타 제품에는 사용금지”
같은 별표의 기타 표에도 트리클로산이 한 번 더 나와요. 사용 한도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류에 0.3%”, 비고 “기능성화장품의 유효성분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하며 기타 제품에는 사용금지”입니다.
여기서 읽어야 할 건 숫자보다 목록이에요. 0.3%는 “화장품이면 어디든 0.3%”가 아니라, **정해진 몇 가지 제품에 한해 0.3%**이고, 나머지 제품에는 쓰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3. 한국 치약 — 현행 고시는 ‘품목허가·신고 제한’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식약처 고시 제2025-73호, 2025. 11. 25. 시행) 제51조
제51조(안전성·유효성 문제성분 함유제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11조제1항제8호에 따른 안전성ㆍ유효성 문제성분 함유제제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제9호: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제, 구중청량제 및 구강청결용 물휴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11조 제1항은 이 제제를 “제조판매ㆍ수입 품목 허가 또는 품목신고가 제한되는 의약품등”으로 묶어요(제8호: 안전성ㆍ유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식약처장이 정하는 성분을 함유하는 제제).
정리하면, 지금 한국에서 트리클로산이 든 치약은 품목허가·신고 자체가 제한되는 대상이에요. 그래서 2080 치약 건은 “얼마나 들어 있었나”보다 먼저 “허가·신고가 제한되는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먼저예요. 다만 보도된 행정처분 예고 사유는 회수 절차 미준수 등이었고, 적용 조항은 처분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어요(4장).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 제2016-229호 (2016. 6. 9.) —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 (WTO TBT 통보문 첨부, 한국어 원문)
주요 내용: “구강용품에 트리클로산 사용을 제한(안 제51조제9호 신설)”
개정 이유: “위해평가 결과 현행 사용량에서의 일반적인 노출로는 위해성이 거의 없으나 일부 소비자들의 오·남용 사용실태를 반영하여 사용 제한 고려 필요”
예고안 부칙: 이미 허가된 해당 제제는 시행일 이후 3개월 이내에 제51조 제9호에 맞추도록 하는 경과조치
예고안의 조문 번호·문구가 현행 고시 제51조 제9호와 같아요. 다만 이 예고안이 몇 호 고시로 언제 확정·시행됐는지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어요.
현행 조문의 분류 이름은 ‘안전성·유효성 문제성분 함유제제’예요. 그런데 이 조항을 처음 예고한 2016년 공고의 이유 문장은 두 부분이었어요. 앞부분은 현행 사용량에서의 일반적인 노출로는 위해성이 거의 없다는 위해평가 결과이고, 뒷부분은 일부 소비자의 오·남용 실태를 반영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분류 이름만 보고 “치약 속 트리클로산의 독성이 확인됐다”로 읽으면 예고문이 적은 이유보다 세게 읽는 거예요. 반대로 “위해성이 거의 없다니 넣어도 된다”도 틀립니다. 현행 고시는 허가·신고를 제한하고 있어요.
4. 2080 치약 — 1월 보도에서 1월 20일 발표까지
코스모닝 (허강우 기자, 2026. 1. 12. 등록)
· 식약처가 중국 Domy사가 제조한 애경 2080 치약 6종(베이직, 데일리케어, 클래식케어, 트리플이펙트 알파스트롱, 트리플이펙트 알파후레쉬, 스마트케어플러스)을 수거해 검사 중
· 업체 자체 검사에서 6종 모두 트리클로산 최대 0.15% 검출
· 지난해 식약처가 유통 치약 30종을 검사했을 때는 전 품목 불검출
뉴시스 (송종호 기자, 2026. 1. 20.) ·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026. 1. 20.)
· 수입 2080 치약 6종, 수거 가능한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에서 트리클로산 검출, 최대 0.16%(뉴스토마토: “검출률은 제조번호마다 달랐는데 최대치는 0.16%”)
· 애경산업이 국내에서 제조한 128종(보도 표기)은 모두 불검출
· Domy사 현장조사 결과 “지난 2023년 4월부터 치약 제조장비의 소독을 위해 트리클로산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뉴스토마토)
· 자문 전문가: “0.3% 이하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 사용에 대해 위해발생 우려는 낮은 수준”(뉴시스)
· 식약처는 회수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행정처분을 예고, 필요하면 수사의뢰도 검토
식약처 보도자료 원문은 직접 열지 못했고, 발표를 전한 두 보도로 확인했어요. 2026년 10월 12일까지 행정처분의 최종 결과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을 읽을 때 세 가지를 갈라두면 좋아요.
첫째, 0.15%와 0.16%는 출처가 달라요. 0.15%는 1월 12일 보도 시점의 업체 자체 검사, 0.16%는 1월 20일 식약처 발표의 최대치예요. 보도는 최대치만 전했고, 제조번호별 분포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둘째, 이 숫자는 위해 평가 결과가 아니에요. 자문 전문가가 위해 우려가 낮다고 봤다는 보도는 있지만, 그 판단의 근거 자료는 이번에 열지 못했어요. 이 글은 건강 영향의 크기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셋째, 한국 고시상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은 허가·신고가 제한되는 제품이에요(3장). 이번 건은 현장조사에서 제조사가 장비 소독에 쓴 트리클로산이 남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됐고, 보도된 행정처분 예고 사유는 회수 절차 미준수 등이었어요. 어떤 조항이 적용될지는 처분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5. 미국 — ‘비누에서 금지’의 정확한 범위
“미국은 트리클로산을 금지했다”는 말이 자주 보이는데, 근거가 되는 문서의 범위는 훨씬 좁아요.
Federal Register 2016-21337 — Safety and Effectiveness of Consumer Antiseptics; Topical Antimicrobial Drug Products for OTC Human Use (2016. 9. 6. 게재)
· 대상: 물과 함께 쓰는 소비자용 항균 세정제(consumer antiseptic washes)
· 활성성분 19종이 GRAS/GRAE(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가 아니라고 결정. 트리클로산·트리클로카반 포함
· 트리클로산 부분: 안전성 자료가 GRAS를 판단하기에 “sufficient information”을 담고 있지 않고, 효과를 보여줄 자료도 “insufficient data were submitted”라고 적음
· 해당 성분을 쓴 제품은 이 용도에서 misbranded(허위표시)가 됨
· 벤잘코늄염화물, 벤제토늄염화물, 클로록시레놀 3종은 규제 결정 보류
· 효력 발생일: 2017년 9월 6일
이 규칙은 OTC ‘의약품’인 비누·세정제에 대한 거예요. 규칙 본문은 병원용 등 다른 환경에서의 판단이 이 세정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따로 구분하고 있어요.
그러니 이 문서로 말할 수 있는 건 **“미국에서 물로 씻는 소비자용 항균 세정제에 트리클로산을 쓰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되지 않는다”**까지예요. 판단의 이유도 “해롭다는 게 입증됐다”가 아니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줄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였어요. 미국의 치약·화장품 규정은 이 문서로 말할 수 없습니다.
6. EU — 2022년 과학자문, 그리고 2024년에 바뀐 법
EU는 두 문서를 나눠 읽어야 해요. 하나는 과학자문이고, 하나는 그 자문을 받아 실제로 바꾼 법이에요.
SCCS, Scientific advice on the safety of Triclocarban and Triclosan as substances with potential endocrine disrupting properties in cosmetic products (SCCS/1643/22, Final) — 2022. 10. 24~25 채택
· 의뢰 배경: 내분비계 교란 가능성
· 피부 적용 화장품: 보존제 0.3%까지, 바디로션을 제외하고 성인과 어린이(0.5~18세)에 안전
· 치약: 0.3%는 성인과 어린이(0.5~18세)에 안전. 다만 다른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과 함께 쓰면 3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안전하지 않음
· 구강청결제: 성인은 0.2% 단독 사용 시 안전, 병용 시에는 아님. 어린이·청소년은 0.2%에서 단독으로도 안전하지 않음
구강청결제 어린이·청소년 부분은 자문 PDF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고, 아래 2024/996 규정 전문(recital 15)이 요약한 자문 결론으로 옮겼어요.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996 (2024. 4. 3. 채택, 관보 2024. 4. 4.) — 화장품 규정 (EC) No 1223/2009 부속서 V 25번 항목 개정
· 개정 전: 치약·손비누·바디비누/샤워젤·데오도런트(비스프레이)·페이스파우더와 블레미쉬 컨실러·손발톱 세정 제품 0.3%, 구강청결제 0.2%(전문 recital 9)
· 개정 후 허용: 치약, 손비누, 바디비누/샤워젤, 데오도런트(비스프레이), 페이스파우더와 블레미쉬 컨실러, 인조손톱 시술 전 손발톱 세정 제품에 최대 0.3%
· 조건: “Not to be used in toothpaste intended for children under 3 years of age”
·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 표시 의무: “Not to be used for children under 3 years of age”
· 구강청결제는 허용 목록에서 빠짐(전문 recital 16: 구강청결제와 3세 미만용 치약에는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 유예: 조건에 맞지 않는 제품은 2024. 12. 31.까지 출시, 이미 출시된 제품은 2025. 10. 31.까지 유통 가능 — 지금은 두 기한 모두 지남
자문에서 눈여겨볼 단어는 **‘병용’**이었어요. 같은 치약 0.3%라도, 그 제품 하나만 쓸 때와 다른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을 같이 쓸 때의 판단이 달랐습니다. 2024년 규정은 이 판단을 ‘3세 미만용 치약 금지 + 경고 표시’라는 조문으로 옮겼고, 구강청결제는 아예 뺐어요.
이번 조사는 규정 중심이었어요. 트리클로산의 사람 대상 연구(내분비·갑상선 호르몬, 항생제 내성 등) 원논문은 열지 못했으므로, 이 글은 건강 영향 자체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EU가 치약을 다르게 다루는 이유를 설명한 공식 문서도 이번에 찾지 못했어요.
7. 네 줄로 정리하면
· 한국 화장품 — 보존제 0.3%, 정해진 제품군에서만. 그 외 사용금지 (화장품 안전기준 고시 별표 2)
· 한국 치약(의약외품) —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제·구중청량제·구강청결용 물휴지는 품목허가·신고 제한 대상 (의약외품 고시 제51조 제9호). 2016년 예고 이유는 “일반적인 노출로는 위해성이 거의 없으나 오·남용 실태 반영” (공고 제2016-229호)
· EU — 치약 포함 정해진 화장품에 0.3%, 3세 미만용 치약 금지 + 경고 표시, 구강청결제 제외 (Regulation (EU) 2024/996)
· 미국 — 물로 씻는 소비자용 항균 세정제(OTC 의약품)에서 GRAS/GRAE 아님(자료 불충분), 2017. 9. 6. 효력 (Federal Register 2016-21337)
트리클로산이 “허용인가 금지인가”라는 질문에는 한 단어로 답할 수 없어요. 대신 이렇게 물으면 답이 나옵니다. 어느 나라 규정인가, 그 나라에서 이 제품은 화장품인가 의약외품인가, 아니면 의약품 세정제인가. 칸을 정하면, 그 칸의 규정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위 원문들에 적혀 있어요.
— 은결
이 글은 evidglow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트리클로산, 화장품엔 되는데 한국 치약엔 왜 안 될까? — 한국·EU·미국 규정 세 갈래 — evidglow
